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미사일에 대응해서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를 지키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한일 군사동맹을) 피할 이유는 없다”라고 말했다. 방미를 앞두고 미국에 바칠 선물이 필요했겠지만, 우리나라를 강탈한 일본과 손잡고 동족을 치자는 게 될 말인가.

더구나 전범국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이후 지금까지 한순간도 군국주의 야망을 포기한 적 없다. 최근엔 그 흉악한 이빨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일본은 헌법을 개정해 일본군의 해외 진출을 꾀하고, 미국을 등에 업고 한미일 전쟁동맹을 체결해 군국주의 발판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포위를 노리는 미국이야 일본을 재무장해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앞잡이 노릇을 시킬 목적으로 일본 군국주의를 돕는다 치더라도 우리가 왜 그 놀음에 끼어들겠는가. 일본은 미국의 승인하에 국방예산을 2배로 올리는 등 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국주의를 부활해 한반도 재침 명분을 쌓아가는 일본에 뭐하러 우리가 빌미를 제공하겠는가. 미국이 아무리 강요해도 이것만은 안 될 일이다.

윤 대통령의 말처럼 북핵 미사일이 위협으로 느껴진다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장차 통일을 이룩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다. 중국이 북핵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 것처럼 동맹국의 핵은 결코 위협의 대상이 아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라고 했다. 하물며 100년 숙적 일본과 편을 먹고 동족을 공격하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그 머릿속이 몹시 궁금하다.

2013년 북한과 일본이 축구경기를 한다면 어느 쪽을 응원할 것인가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적 있다. 82%가 북을 응원한다고 답했다.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국민 다수의 뜻과 달리 일본 축구를 응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전쟁을 축구 응원처럼 기분 내키는 대로 아무편이나 드는 것까지 용인하리란 착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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