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쟁사업장-④] 구미아사히 비정규직노동자, 세금특혜 일본전범기업의 노조파괴 공작

언론이 다루지 않는, 그러나 가장 치열한 투쟁의 현장을 민플러스가 연재보도한다.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기 투쟁사업장. 동양시멘트지부, 사회보장정보원분회, 세종호텔노동조합,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콜트콜텍지회, 티브로드비정규직지부, 하이디스지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한국지엠군산비정규직지회, KTX열차승무원지부, 한국산연. 한달간의 연재가 끝나기 전에 문제가 해결 돼 취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 생겼으면 좋겠다.[편집자]

 

“공장 전기공사를 한다고 하루 쉬라했다. 그날 저녁 휴대폰으로 해고통지 문자가 왔다. 다음날 출근하려는데 용역경비가 출입문을 통제했다. 2015년7월1일 구미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노동자 138명은 이렇게 해고자가 됐다”

아사히글라스는 대표적인 일본전범기업인 ‘미쯔비시’社 이와사키로 회장의 둘째아들이 창업했다. 2005년 구미산업단지에 12만평을 50년간 무상임대, 5년간 지방세 면제, 15년간 국세 15%면제라는 초대형 특혜를 받고 입주한다.

구미아사히는 휴대폰, 모니터, LED 유리를 생산해 인근에 위치한 삼성과 LG전자에 판매한다.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업계 최대기업이다.

일본·특혜·재벌기업이 자행한 전쟁범죄를 능가하는 기막힌 노조파괴 공작

구미아사히는 일본인 관리자 70명, 정규직 800여명, 비정규직은 3개업체 300여명이 일한다. 정규직은 4조3교대, 비정규직은 3조3교대로 근무. 3조3교대란 전체 노동자를 3개조로 나누어 07:00, 15:00, 23:00에 각각 출근해 24시간 근무하는 형태다. 그럼 휴일은 없나? 있다. 주1회 2개조가 12시간 맞교대를 하고, 한 개조는 휴일. 이들이 받는 임금은 10년 내내 최저임금. 2015년 기준 5580원. 점심시간 20분, 도시락 제공.

가장 참기 힘든 건? 징계조끼 착용. 징계조끼란 현재 징계중이란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근무지에서 강제로 착용하고 있는 조끼를 말한다. 징계는 주로 일본관리자가 내리지만 특별한 징계기준은 없다. 화장실에 작업화를 그대로 신고 들어갔다고 징계. 포장을 뜯는데 장갑을 끼지 않았다고 징계. 징계조끼를 입고 다니면 관리자는 물론 정규직들마저 범죄자를 보는 눈길을 보낸다.

▲ 2015년7월1일 출입문을 봉쇄한 용역경비 [사진제공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비정규직은 파리 목숨, 쓰다 버리는 일회용품

“그래도 잘리지만 않으면 계속 일하고 싶었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아사히 비정규직노동자는 파리목숨이다. 일거리가 줄어들면 하루아침에 권고사직을 당한다. 2015년까지 10년간 이렇게 쫓겨난 비정규직만 100여명. 쓰다 버리는 일회용품이나 다름없다.

아사히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설립하다

2015년3월 아사히 하청업체 GTS소속 16명의 비정규직노동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다. 그런데…, 사직 권고를 거부한다. 아사히는 위로금을 200% 인상한다. 그래도 거부한다. 최초로 권고사직을 거부한 12명은 살아남는다. 그러나 이중 2명은 (사직권고 거부) 주동자로 지목받아 땜질을 하는 계열사의 엉뚱한 공장으로 강제 전보된다.

2015년 5월 28일 23:00 강제전보를 거부한 차헌호씨는 차트렁크에 타고 공장에 들어와 야간교대근무자들에게 노동조합 설립을 선포한다. 다음날 노동조합설립필증을 교부받는다. 2주만에 조합원수는 138명으로 불어난다.

▲ 4월30일 행정대집행에 대항해 싸우고 있는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 [사진출처 뉴스민]

전범기업 아사히글라스, 노동조합에 선전포고.

아사히비정규직노조는 단체교섭을 진행한다. “시급 5580원(최저임금)을 8000원으로 인상하라. 작업복을 교체하라” 4차까지 진행된 교섭에서 작업복만 교체된다. 그리고 운명의 2015년6월30일. 공장 전기공사 관계로 일일 휴업(노조가 있는 GTS소속 170명만)한 날 문자로 해고가 통보된다. 7월1일 용역경비 100여명이 공장출입문을 막고 경찰버스 12대 500여명이 출근을 제지했다.

2016년3월 부당노동행위 판결 그러나…

당연한 결과지만 아사히글라스는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받는다. 해고자를 재취업시키고 생활자금을 지급하라고 판시한다. 그러나 아시히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4월21일 행정대집행이 감행된다. 구미시청과 구미아사히에 있는 해고자들의 천막농성장을 강제 철거한 것이다. 비가 쏟아지는 날, 남유진 구미시장까지 출동해 폭력 진압을 일삼는다. 10여명이 다치고 해고자 2명이 입원하고 4명이 연행됐다. 재판에서 이긴 해고자들을 왜?

▲ 4월30일 행정대집행에 대항해 싸우고 있는 아사히비정규직노동자 [사진제공 뉴스민]

23명의 전사들 우리는 형제보다 가깝다.

해고된 138명의 조합원 중 23명이 남았다. 지난 22일 이들은 장기투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철골과 판자를 이어 식당을 만들고 땅을 파 천막 기둥도 튼튼히 동여맸다. 23명이 4개조로 나눠 농성장을 지킨다. 매주 금요일 ‘주일정평가회’를 한다. 전국의 투쟁사업장을 방문해 연대의 정신을 나눈다.

“우리가 무슨 죄를 진 것도 아닌데… 억울해서라도 이 싸움 반드시 이긴다.”

“10대로 돌아간 것 같다. 그땐 그랬다. 누가 하지 말라 해도, 하고 싶은 일은 했다. 지금 아무리 말려도…, 정당하니까… 한다”

“지난 1년 동안 용역경비와 대체 인력을 사용한 비용이면 우리 해고자들을 복직시키고도 남는 비용이다.”

“첨부터 아사히 자본의 목표는 노조파괴였다. 시급 8000원이 주기 싫어서 우리를 해고시킨 게 아니다.”

“우리는 이미 1년 전 우리가 아니다. 징계조끼 입으라면 기죽어서 입고, 최저임금도 감사히 받고, 사직을 권고하면 군말없이 나가던 그때의 우리가 아니다.”

“일본 아사히 자본은 일제 식민지 시절 ‘조센징’이라 부르며 우리 민족을 종으로 부리던 그 때를 생각하나 본데…, 우리는 안다. 싸우면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지치지 않고 투쟁하고 있다는 것이 희망이다.”

▲ 구미아사히 정문앞 천막농성장에 붙여놓은 노동조합 명패

구미아사히비정규직지회 23명의 해고자들은 6개월은 실업급여로, 또 6개월은 금속노조의 지원금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 9월로 끝이 났다. 지금 생계비 마련을 위한 CMS를 마련해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전범기업 일본 아사히 자본에 맞선 비정규직노동자의 투쟁을 응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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