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결의 전초전이었던 사드배치
미국의 동북아시아 대결정책이 낳은 괴물 – 탐지레이더
해운대 장산, 전남 벌교의 그린파인 레이더 배치 목적

1. 미-중 대결의 전초전이었던 사드배치

2016년 7월, 경북 성주군청 앞마당에 3천 여 명의 성난 성주군민들이 모였다. 전체인구가 4만 남짓이니 근 10%의 군민들이 모인 것이다.

미국 사드를 성주군청 앞산에 배치하겠다는 국방부의 발표 직후였다. 그리고 그들은 수 십일을 완강하게 싸웠다. 성주군수는 삭발을 했고, 유림들은 상소문을 들고 청와대 앞을 찾았다. 매일 저녁 수천 명이 운집하는 촛불집회가 군청앞에서 열렸다. 사람들은 외쳤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미국사드 필요없다”

“우리가 마루타냐! 사드배치 결사반대”

당시, 국무총리던 황교안이 성주를 방문했지만, 아무런 대책을 가져오지 않아 성난 군중을 더욱 자극했고, 계란세례, 물병세례를 받고 험하게 쫓겨났다,

결국, 반미감정이 퍼질 것을 우려한 미국과 정권에 더 큰 타격이 올 것을 두려워한 박근혜 정권은 제3지대를 물색하게 됐고, 성주 소성리의 롯데골프장 부지를 낙점했다. 그 곳은 김천혁신도시 아파트 지대와 5km이상 떨어져 있고, 인근 소성리, 김천 노곡리 등에 합쳐봐야 200가구가 채 살지 않아 반발이 적을 거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탄핵 후 대통령선거일을 불과 보름도 안 남긴 시점, 사실상 아무런 권능도 없던 황교안이 대통령을 대리하던 그때, 2017년 4월 26일, 사드는 전격 반입됐다. 당시까지는 문재인 후보가 사드를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미국이 강하게 협박했고, 황교안이가 설거지를 한 것’이라고 수군댔다.

사드레이더를 중국감시용이라고 확신한 중국은 제재에 들어갔고, 그 많던 중국 관광객들은 발길을 끊었다. 흥성이던 명동은 조용해졌다. 야심차게 중국진출을 꾀하던 롯데는 철퇴를 맞고 막대한 손해를 봐야 했다. 뭇 사람들은 한탄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 틈바구니에서 우리나라만 죽어나는 구나...’

2. 미국의 동북아시아 대결정책이 낳은 괴물 – 탐지레이더

2010년대 오바마 정권 시절, 미국은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라는 정책을 앞세워 중국, 러시아와의 대결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미국의 패권유지에 걸림돌이 되는 국가들이 밀집해있는 동북아시아는 그 대결의 핵심이었다.

미국은 이를 위해 몇 가지 전략을 추진하는데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한국을 전초기지화 ▲일본의 재무장 용인 등이 그것이다.

박근혜정권이 무리하게 ‘위안부합의’에 도장을 찍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한일군사동맹으로 나아가기 위한 사전조치였던 것이다. 그리고 강력한 촛불항쟁이 시작되던 2016년 11월, 갑자기 지소미아(한일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다. 한일 간 탐지레이더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 무렵, 일본 아베정부는 헌법을 고치고, 자위대를 강화하며 맹렬하게 재무장으로 나아갔고, 미국은 이를 묵인하고 방조했다.

그리고, 한국을 미-중대결의 전초기지로 변모시키기 위해 혈안이 됐다. 미국의 소성리 사드배치(사드레이더)는 그 상징이었다.

그리고 사드반입 하루 전인 2017년 4월 25일, 한국군은 갑작스레 탐지레이더 2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더욱 촘촘하게 중국과 러시아를 들여다보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었다. 그리고 2018년 11월,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리고, 이제 군축으로 나아가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던 그 때,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개발 한 ‘그린파인레이더 블록c’기종을 도입하기로 최종확정한다. 그 중 1대가 바로 장산레이더였고, 나머지 1대는 조만간 전남 벌교에 설치될 예정이다.

3. 해운대 장산, 전남 벌교의 그린파인 레이더 배치 목적

(1) 중-러 감시용

2021년 7월, 장산 꼭대기에 엄청난 성능의 레이더가 들어온다는 소문이 쫙 돌았다.

이미 2월부터 인도를 넓히는 공사가 시작되어 무슨 개발을 하나 싶었던 주민들은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미군시설 때문에 지난 70년간 출입이 통제되어 온 장산 정상을 곧 개방하기로 합의된 상태였기에 그런 공사인줄만 알았던 것이다. 헌데 그게 고성능 레이더를 들여오기 위한 준비였다니... 구청은 마치 아무것도 몰랐던 것처럼 굴었고, 전자파를 내뿜는 장비가 들어오는 데도 그 흔한 설명과 양해 한번 구하지 않았다. 사드 배치 때 해야 한다던 ‘환경영향평가’도 없었다. 이제 곧 구립공원이 되고 꼭대기가 개방되면, 등산인이 늘어나고 살기도 더 좋아지겠다고 생각해 온 주민들에게는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헌데, 이 소문의 끝말은 이런거였다.

‘러시아까지 볼 수 있는 레이더라네요’

첫 소문은 중요하다. 아마도 군에서 도는 소문이 밖으로 나왔을텐데, 분명 군에서는 러시아까지 볼 수 있는 레이더를 들여온다고 못 박은 것이다. 부산에서 러시아까지 보려면 최소 1300km이상은 탐지능력이 되어야 하는데, 고성능 레이더임은 분명했다.

아니다다를까. 장산에 배치한다는 그린파인레이더-블록c 기종은 충청도에 이미 설치되어 운용중인 그린파인레이더-블록b 기종보다 탐지거리가 60%나 향상된 완전히 새로운 레이더였다. 기존 레이더가 최대 900Km까지 볼 수 있다하니 장산레이더는 적어도 1400Km이상 능력을 갖춘 것이다. 남북 다 합쳐봐야 1천 킬로미터 남짓밖에 안 되는 한반도가 탐지범위라고 하기엔 너무 궁색하다. 국방부의 주장에 따르면 사드레이더보다 최소2~3배 더 성능이 좋다고 한다. 당연히 전자파도 훨씬 많이 방출된다.

(2) 일본, 미국 보호용

미국이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했을 때, 전문가를 비롯한 언론들은 사드가 주한미군 보호용, 미국본토 보호용이라고 주장했지만. 백악관과 국방부는 태연히 ‘수도권 이남 지역을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마치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을 '부산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주장하듯)

백악관과 국방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인정한다고 치면, 부산 해운대 장산의 그린파인 레이더와 천궁 미사일 체계는 당연히 일본을 보호하는 용도가 된다. 주일미군기지를 포함한 일본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 부산 해운대에 위험천만한 전자파를 내뿜는 레이더와 미사일을 전진 배치한 것이다.

그럼 전남 벌교에 설치될 예정이라는 또 한 기의 그린파인레이더는 그 뒤에 누구를 보호하는 것이 될까? 제주도와 일본 오키나와가 될 것이다. 제주도에는 강정마을 해군기지가 있는데, 이곳은 미국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기항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는 사실상 미군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오키나와에는 주일미군 전체의 70%가까이가 주둔하고 있다.

최근 국방부는 장산의 그린파인 레이더가 '북한이 잠수함을 타고 남해까지 와서 SLBM을 발사하는 것'을 대응하는 용도라고 말을 바꿨다. 이미 충청도에 설치된 2기의 그린파인레이더가 부산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서 북한지역을 샅샅이 보고 있기에 ‘북한지역 감시용’이라는 주장이 자기들이 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헌데 이 주장이야 말로 일본과 괌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만약 북한이 그런 일을 벌인다면 SLBM을 탐지한다 해도 이미 손을 쓸 수 없다. 목표지역에 떨어지기 일보직전이기 때문이다. 탐지니 뭐니 하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일본본토나 괌 미군기지를 향하는 SLBM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과 일본에서 대응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장산 그린파인 레이더는

오직 미국과 일본을 위해 우리나라가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희생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오히려 위태롭게 만들 것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이 질문앞에 진지하게 답을 내야 할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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