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의 국부유출과 재벌 경제의 대외의존성 (10)

한국은 GDP 대비 수출 비중이 높고 내수 비중은 매우 낮다.

내수(domestic demand)는, 국민계정 상의 민간(가계)소비, 정부소비 및 내수관련 투자를 합산한 값에서 내수 관련 수입을 차감한 것이다.

GDP 대비 내수 비중이 2000년 전후 10년(1996~2005) 평균 70%에서, 2010년 전후 10년(2006~2015)간 평균 56%로 14%p나 하락하였다.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지출 비중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1960년대 62.7%이던 민간소비지출 비중은 계속 떨어져 평균적으로 1980년대 54.9%, 1990년대 52.0%, 2000년대 53.0%, 2010년대 49.0%를 기록하였다. 아래 표를 보면 최근의 하락 추이를 볼 수 있다.

▲ GDP 대비 민간소비지출 비중 (단위: %, 자료 : 한국은행(2021))
▲ GDP 대비 민간소비지출 비중 (단위: %, 자료 : 한국은행(2021))

국회예산정책처에서는 “우리나라의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2000년대 들어 주요국에 비해 가파르게 하락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주는 일자리가 적고 미래가 불안하다 보니 민간소비의 주요 주체인 가계가 돈을 벌어도 쓰지 않고 모아두는 성향이 짙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핵심공약이었던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성장정책을 사실상 포기하고, 한국판 뉴딜정책으로 ‘대기업 특혜’, ‘규제 완화’, ‘단기 일자리 만들기’ 등 친기업 혁신성장으로 회귀하였다. 이런 정책은 코로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증폭되고 있는 내수침체와 고용절벽을 완화시키지 못하므로 민간소비 위축을 바꾸기 어렵다. GDP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2,000만 노동자와 600만 자영업자들의 고용과 소득을 보장하는 소득주도성장을 제대로 실시해야 한다.

정부는 2021년 수출 반등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수출로 인한 낙수효과는 크지 않다. 코로나 시기인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1년 동안 취업자 감소는 –43만 명으로 1998년(외환위기) –128만 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코로나 충격 1년 동안 실직자와 함께 취업준비자 및 구직단념자(그냥 쉬었음)가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위기상황에서 대면 서비스업과 제조업 등에서 정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래 그림의 취업자 증감 추이를 보면, 상용직 취업자의 경우 2019년 이후 증가세가 계속 감소하여 2021년에도 감소세에 있다. 임시직 취업자는 2020년 크게 감소하였고 2021년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코로나 시기 임시직이 대거 실직되었고, 2021년 경기회복에서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늘리고 있는 현상을 보여준다. 일용직 취업자는 2017년 정점을 찍고 경기침체로 인해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특고, 프리랜서 등이 포함되어 있는 1인 영세업자와 불완전노동으로 2019년부터 증가세이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코로나 시기 크게 감소하였고 2019년에도 폭은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증감률 마이너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몰락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실직자(25.4%), 상용직(중소영세기업)(23.8%), 임시·일용직(7.3),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6.9%) 등으로 이동하였다.

▲ 종사자 지위별 취업자 증감 추이(자료 : 통계청(2021), 2021년은 8월까지 통계)
▲ 종사자 지위별 취업자 증감 추이(자료 : 통계청(2021), 2021년은 8월까지 통계)

코로나 전후 연령별 취업자 증감 추이를 보아도 민생경제의 실패를 알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 이후 고용이 회복되었다고 하나, 연령별 분포를 보면 60세 이상, 20대, 50대 취업자가 증가하였다. 이는 고령자 공공근로, 20대 알바 등 불안정 일자리가 대부분으로 추정된다. 반면 가장인 30대와 40대 취업자는 감소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이다. 즉 정규직 좋은 일자리는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령별 취업자 증감 추이(자료 : 통계청(2021), 2021년은 8월까지 통계)
▲연령별 취업자 증감 추이(자료 : 통계청(2021), 2021년은 8월까지 통계)
▲ 2021 서울 노원구 일자리 박람회.  구직자들이 참여기업 리스트를 살펴보고 있다. 2021.10.21.
▲ 2021 서울 노원구 일자리 박람회. 구직자들이 참여기업 리스트를 살펴보고 있다. 2021.10.21.

정부의 코로나 시기 민생지원도 매우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그림을 보면 OECD 국가 중 한국은 ‘추가지출 및 세액감면’, ‘유동성 지원’, ‘사회지출’ 모두 꼴찌 수준이다. 그나마 유동성 지출(대출)이 평균에 상대적으로 가깝다.

▲ OECD 국가 코로나 관련 지출 비교(자료 : 이상민 재인용, IMF(2021), Fiscal monitor datanase of country fiscal measures in response to the COVID-19 pandemic.)
▲ OECD 국가 코로나 관련 지출 비교(자료 : 이상민 재인용, IMF(2021), Fiscal monitor datanase of country fiscal measures in response to the COVID-19 pande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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