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쟁사업장-①] 티브로드 비정규직지부 “대량해고 사태 해결 촉구”

어떤 언론에서도 다루지 않는, 그러나 가장 치열한 투쟁의 현장을 민플러스가 연재보도한다.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기 투쟁사업장. 동양시멘트지부, 사회보장정보원분회, 세종호텔노동조합,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콜트콜텍지회, 티브로드비정규직지부, 하이디스지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한국지엠군산비정규직지회, KTX열차승무원지부. 한달간의 연재가 끝나기 전에 문제가 해결 돼 취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 생겼으면 좋겠다.[편집자]

“2016년2월1일 티브로드 하청업체 노동자 51명 해고. 8일 현재 221일째 노숙농성. 추석 전 해결을 촉구하는 단식투쟁 10일차. ‘곡기를 끊고 함께 합니다’ 51명 동조단식”

▲ 티브로드 비정규직노동자 51명의 해고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51인 동조단식에 돌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티브로드는 뭐하는 회산지, 왜 이런 대량해고가 발생했는지, 무엇 때문에 이토록 오랜 기간 노숙에 단식까지 하고 있는 걸까?

티브로드는? ‘한국케이블TV’를 태광산업이 인수해 이름을 ㈜티브로드 홀딩스로 바꿨다. 전주방송, 중부방송 등 전국에 있는 지역방송사(SO)를 인수했다. 총 350만명의 케이블 방송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국내 최대 복수 유선방송 사업자(MSO)가 됐다. 인터넷, 전화, 이동통신, 콜센터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티브로드 센터를 하청업체로 넘겨, 1500여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 해고된 51명의 이름을 적은 피켓을 들고 선전전을 하고 있다.

어떤 문제가 있었나? 티브로드는 인수한 지역방송사(SO)를 센터 체계로 전환했다. 이렇게 설치된 50개 지역 센터는 하청업체에 맡겨졌다. 결국 센터에서 일하는 1500여명의 노동자는 고스란히 비정규직이 되고 말았다. 뿐만아니라 센터마다 영업실적을 할당하고, 센터별 순위를 매겨 하위 40%에는 경고장과 함께 불이익을 준다. 여기에 각 센터에서 일하는 30여명의 노동자를 실적별 5단계로 나누고, 최대 50%까지 차이나는 임금을 지급한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통신업계에서 영업실적은 다른 통신사를 이용하는 고객을 빼앗아 온다는 걸 뜻한다. 결국 해고가 자유로운 비정규직노동자를 무한경쟁 체제로 내몬 꼴이다. 이런 모든 센터운영은 센터별 2명씩 배치된 본사직원(RM)의 지휘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2013년3월24일 티브로드에 노동조합을 설립하다.

‘민주노총서울지역본부 더불어사는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이름만큼이나 사연 많은 노동조합이 세워졌다. 사용자는 태광산업 오용일부회장이다. 그러나 교섭에는 센터장들로 구성된 협력사협의회가 사용자로 출석한다. 원청인 티브로드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꼼수를 쓴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아무런 권한이 없는 협력사협의회는 원청인 티브로드에 책임을 돌리고, 원청은 하청업체(센터장)와 협의하라고 떠넘기면서 노사간의 갈등은 깊어갔다. 노조는 2013년 38일간 파업, 2014년 130일간 파업을 했다. 조합원도 400여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사측은 파업기간동안 법으로 금지된 ‘대체인력’을 동원했다. 노조가 이에 대해 항의하자 원청인 티브로이드가 대체인력을 고용한 것임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억지를 부렸다.

2016년 51명 대량해고 사태

티브로드와 센터는 2년 주기로 재계약한다. 2015년말 노조 설립 후 첫 재계약 과정에서 전주센터에서 23명, 시흥광명센터에서 28명이 해고된다. 어떻게 된 걸까? 원청이 전주센터에 새로운 업체와 계약을 한다. 그리고, 새로 부임한 센터장은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았다. 이로서 자동 해고가 된 것. 공교롭게도 해고된 이들은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이었다.

221일간의 농성, 그리고 10일째 단식

지난 2월15일 티브로드 전주센터와 명동 본사 앞에서 시작한 천막농성은 221일째를 맞고 있다. 추석 전에 해고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이영진지부장과 권석천 시흥광명부지회장은 단식을 시작했다. 해고된 전주지회 조합원들은 10명씩 교대로 상경해 국회앞에서 선전전과 투쟁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서비스 간접고용 노동자 권리보장과 진짜사장 재벌책임 공동행동’은 “곡기를 끊고 함께 합니다”는 현수막을 걸고, 해고자 51명의 숫자에 맞춰 51인 동조단식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티브로드 비정규직지부는 현재 국회의사당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곧 있을 국정감사에서 티브로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가 밝혀지고, 대량해고 문제가 여론을 타게 되면 기업이미지의 손상을 우려해 사태해결에 나설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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