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자 샘의 혁신교육, 길을 찾다. 10] 고등학교 토론학습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교육을 지향하기 위해 시작된 혁신교육은 참교육 실천이다. ‘박미자 샘의 혁신교육, 길을 찾다’에서는 교육현장에서 진행되는 혁신교육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민주적인 배움의 길이 무엇인지 찾아본다. |
K고등학교 학생들과 만났습니다. 두 시간 동안 학생들에게 ‘청소년 리더쉽과 미래전망’에 대한 강의를 요청받은 것입니다.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학생들은 낯선 사람을 만난다는 호기심보다는 두 시간동안 어떤 자세로 들을지를 생각하면서 자신이 취할 자세를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교실에 들어갔을 때, 우리는 서로 갑갑한 생각을 하고 만났습니다. 학생들을 믿고 과감하게 강의방식을 참여형 토론과 토의로 진행했습니다. ‘이 사람은 또 어떤 스타일로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며 탐색하던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이야기할 시간이 주어지고부터 자세가 달라졌습니다. 토론과 발표가 활발해지면서 학생들은 예정된 두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서로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겁도 없이 솔직하게 만났던 K고등학교 학생들이 무척 고마웠습니다. 그 학생들로부터 배웠던 내용을 공유합니다.
“모든 눈물은 짜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지금 사회에서 필요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독선적인 자기생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 입장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귀중한 대한민국 구성원이라는 관점에서 보고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모든 눈물은 짜다. 이것을 이해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희노애락도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평등한 관점에서 일을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의 눈물을 짜게 느끼는 것은 약한 사람이나 강한 사람이나 어른이나 어린아이나 모두 인격적인 존재로 보듬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표시다.”
첫 도입단계에서는 의사이면서 교육학자였던 야누쉬 코르착의 말을 바탕으로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야누쉬 코르착이 했던 말은 “모든 눈물은 짜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교사가 될 수 있다”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교사 대신 ( )를 제시하였는데 많은 학생들이 ( )안에 들어갈 말로 지도자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진실한 사람, 아름다운 사람, 따뜻한 사람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우리들의 생각을 중심으로 진정한 리더쉽에 대하여 토론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사회에서 리더가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점에 대하여 ‘공감능력’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이상과 같이 인간의 공감능력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고 난 후 우리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현안으로 남북통일의 문제와 인공지능시대를 제시하였습니다. 남북통일문제는 찬반토론을 하기로 하고 인공지능시대 문제는 극복방안을 살펴보는 모둠별 토의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토론과 토의를 시작하기 전에 두 가지 약속을 하였습니다. 하나는 자신과 의견이 같은 사람의 말도 존중하며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과 다른 사람의 말을 존중하면서 경청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찾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으며 중간에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좀 더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환호성을 지르며 높은 관심과 흥미를 보였습니다.
인공지능시대의 극복방안에 대한 모둠별 토의에서 나온 의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인공지능시대의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 우리 사회의 모습을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주인으로 사회에 참여하는가에 따라 사회가 결정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회불평등이 증가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데 있어서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올바른 민주의식을 가지고 있어야만 윤리적 사회적으로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런 구성원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하다.
-알파고시대에는 돈이 있는 상류층들이 인공지능을 통하여 더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정치, 경제, 사회 같은 것들을 자기마음대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방적인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
- 인간이 지금까지 발전하게 된 배경은 공존의식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간의 공존의식을 일깨우는 교육시스템이 발전이 되어야 문제점이 완화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발달 할수록 개인이 개인을 스스로 고립시키는 경향이 될 수 있다. 개인의 사회적 존재이유이자 가치를 확립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현재에도 빈부격차가 심하다. 과연 4차 산업혁명시대에 빈부격차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절대로 아니고 오히려 더욱 심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빈부격차를 줄여나가는 민주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거대기업의 데이터 독식으로 나라가 어려워지면 국민들이 살기 힘든 악순환이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의 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 협업이 일어나기도 어렵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정보와 생각을 공유하면서 진정한 창의성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친구들이 발표하는 문제해결방안에 대하여 많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사실, 토의를 시작할 때 읽기자료도 주었고 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자료를 열심히 찾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였지만 학생들이 탐색하고 의논하여 제시한 결론은 놀라운 내용이었습니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설명했다면 도저히 알 수 없었던 많은 내용들을 학생들은 서로 찾고 정리하고 공유하였습니다.
다음으로 토론하였던 남북통일문제는 찬반이 치열하게 대립하였으며 학생들은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근거들도 제시하였습니다. 강의에 참여한 50여명의 학생 중에서 통일에 찬성하는 학생이 28명, 반대하는 학생이 22명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자기의견에 대한 근거로 제시한 내용들은 정말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 풍부한 상상력과 사실적인 지식들에 대하여 놀라고 감탄하였습니다. K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제시한 자신들의 의견과 그에 대한 근거들을 그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남북통일을 찬성한다
* 북한의 지하자원과 남한의 기술력이 협력하면 세계최고의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땅이 넓어지고 인구가 많아져서 경제적으로 내수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고 국방비가 절감되면 경제가 성장될 것이다. 천연자원도 개발하고 남북교류 활동 등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될 것이다. * 통일됨으로써 북한이나 남한이 서로 국방비를 줄일 수 있어서 이익이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날까 긴장하며 사는데서 벗어나 정신적으로도 큰 이익이 있다. * 북한의 지하자원을 개발하여 경제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러시아와 중국과의 교역을 활성화 할 수 있다. *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입각하여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는 대한민국의 헌법 4조에 근거하여 남북통일을 진행하는 것에 찬성한다. * 남북이 합치면 올림픽 메달이 많아 진다. * 비록 통일비용이 들겠지만 현재 들어가는 국방비에서 천천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가족이 만나지 못해 힘들었던 이산가족들의 걱정도 덜 수 있고 북한의 여러 관광지도 구경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통일과정에서 힘든 일이 있더라도 나중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대국이 되어서 후손들은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하는 나라에서 살 것입니다. * 장기적 측면에서 볼 때 경제적, 문화적 장점이 많다. 예를 들어서 부산에서 유라시아로 철도가 연결되면 세계교류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다. * 남북통일을 단기적으로 봤을 때 국민세금을 많이 내야한다던가 단점들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계산이 가능한 효용가치가 있다. - 동북아시아를 넘어서 시베리아까지 통신과 철도가 발달되면 세계교통과 교역중심지로 발달한다. - 관광지를 개발하고 활용한다. 또한 남북 간의 문화를 교류하여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있다. - 국방비가 감소되고 북한의 자원과 남한의 기술력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 * 북한에는 유용한 자원이 많다. 하지만 현재 중국으로 싼값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빨리 통일을 해서 자원의 이득을 취해야 한다. * 남한과 북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지만 통일이 되면 전쟁의 위험에서 해방될 수 있다. * 현재 많은 이산가족들이 고통 받고 계심 →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 → 그래서 이분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통일은 필요하다. - 풍부한 지하자원을 함께 개발하여 경제를 살릴 수 있다. - 통일초기에는 경제적으로 손실이 있겠지만 통일되면 모든 손실을 보완할 수 있다. * 첫째 남북한의 긴장완화로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 필요하다. - 둘째 규모의 경제이론에 의한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된다. 인구와 땅 규모 등 - 셋째 대륙을 잇는 물류통로가 확보된다. - 넷째 북한지하자원의 활용에 의한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다. - 다섯째 국가신용등급의 상승으로 당당한 통일국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 여섯째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이산가족의 만남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 남북통일을 반대한다* 너무 오랫동안 분단이 되어 서로의 언어와 생활이 달라서 이를 통일하기 어려울 것이다.
* 북한사람들이 값싼 노동력을 차지해서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다.
*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이 달라서 많은 갈등을 겪을 것이다.
* 통일비용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있을 것이고, 가치관이나 이념의 차이로 사회적 혼란이 올 것이다.
* 김정은이 싫다
* 우리의 복지를 위해 써야할 세금이 북한 사람에게 쓰이고 실업자가 증가하며, 문화차이로 갈등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북한 공산주의자들로 인해 치안이 위험할 수 있고, 경제가 어려워진다.
* 비무장지대의 자연이 훼손될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취업난이 더 심해질 것이다.
* 경제적 차이로 인해서 통일비용이 많이 들것이기 때문이다.
* 지금도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북한의 복구를 위해 세금을 과중하게 부담해야할 것이다.
* 서로 다른 정치체제를 지향해왔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
박미자 샘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지금은 잠시 쉬며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다.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로 있으며 담쟁이 조합원이기도 하다. 저서로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와 ‘중학생, 아빠가 필요한 나이’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