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이라는 미명아래 미국 이익을 우선하는 상황을 두고만 볼 수 없다! 정부는 국민을 믿고 주권국가답게 당당하게 할 말 하라!”

미 국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방한을 하루 앞둔 16일, 서울지역 각계 단체들이 청와대 앞에서 “혈세 퍼주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 규탄! 굴욕적인 한미동맹 강요 규탄! 미 국무·국방부 장관 방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중인 서울각계 단체들.
▲기자회견 중인 서울각계 단체들.

조헌정 예수살기 상임대표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자살률 1위 국가다. 자살률 2위는 사이프러스인데 그 국가도 분단국가다. 분단은 민족의 질병이고 악의 근원”이라며 “우리가 통일이 되고 자주를 이루려면 하루빨리 미국의 압제로부터 벗어나 자주를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한에 앞서 우리 서울시민들은 미국이 모든 잘못을 회개하고 즉각 자기 나라로 돌아갈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좌), 조헌정 예수살기 상임대표(우).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좌), 조헌정 예수살기 상임대표(우).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주둔비 협상 무효화를 주장하며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지금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상안을 확정한 방위비분담금을 국회에서 비준거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경 서울청년진보당 위원장은 방위비분담금 인상률 숫자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국방비인상률을 연동한 것을 꼬집으며 “인상을 위한 꼼수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미집행 방위비분담금만 2조 원에 육박하는데, 이런 상황을 따져보지도 않고 오히려 협상을 자화자찬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은가”라며 “국회가 방위비분담금 비준을 거부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국민의 심부름꾼인지 거수기인지 국민들도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김선경 서울청년진보당 위원장.
▲김선경 서울청년진보당 위원장.

끝으로,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대표는 다섯 가지 이유를 들며 이번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문제점을 짚었다. 특히 SOFA 협정 5조에 의해 주둔비용은 미군이 부담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법을 위반하는 ‘특별협정’을 만든 것을 규탄했다. “일본은 2020년 1.2% 인상했다. 우리는 13.9% 인상률에 국방비 인상률을 연동했는데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꼬집는 한편 “사용 용처가 애매모호하고 부정확하며 불법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평화프로세스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대표.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대표.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한미동맹이라는 눈속임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굴욕적으로 행동한다면 국민들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문

내일부터 양일간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이 예정되어 있다. 우리는 지난 7일 타결된 주한미군주둔비 특별협정 서명, 한미일 군사동맹 강요, 미국산 무기구매 압박 불평등한 한미동맹 강요를 위한 바이든 정부의방한을 규탄한다.

얼마전 미국과 한국정부가 합의한 주한미군 주둔비 협정안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총 6년간 유효한 다년 협정으로 2021년도는 13.9%라는 인상에 2025년까지는 한국의 국방비 인상률을 적용하여 자동 인상하는 안이다.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지금 역대 최고 수준의 인상안을 확정한 것이다. 7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주한미군 기지오염에 대해 기지 사용료는 커녕 한번도 정화비용을 내지 않는 주한미군에 이렇게 국민 혈세를 퍼 줄수는 없다.

또한 한일간의 역사문제는 ‘일본의 사죄가 먼저다’라고 하는 우리 국민들의 바램과는 다르게,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를 위해 한일관계 개선을 원하는 미국의 노골적인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중간 지침 발표에 따라 대중국 전략에 한국을 전초기지화시키기 위해 이번 방한에서도 역시나 한미일 군사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3.1절 기념사를 통해 ‘과거에 얽메여 있을수 없다’는 발언을 하며 역사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의지는 없고 오직 미국의 입맛에만 맞게 움직이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

주한미군의 전략적유연성 및 역외 임무 수행,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한국에 대중국 전략을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체제 편입요구, 한미일 군사동맹, MD체계 강화를 위한 사드정식배치 압박, 미국산 무기강매 등 너무나 많은 고지서를 날리고 갈것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정부는 주한미군 주둔비 협상에 대한 미국의 압박과 강요에 그대로 굴복할 것인지 대답하라.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우리의 국익도 아닌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을 위한 대북 전략 때문에 더 이상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미국에게 통째로 갖다 바칠 것인가

우리는 분단 76년간 켜켜이 쌓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한미동맹’이라는 미명아래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정책에 동의하고, 이를 위해 돈을 더 내라는 것을 강요 받고 있는 이 상황을 가만히 두고만 볼수는 없다

우리는 남북관계에 대한 미국의 노골적인 개입, 그리고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전략에 휘말려 위협받고 있는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차단시키고 굴욕적이며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한반도 평화통일의 당사자인 민의 목소리와 의지를 모으고 키워 나갈 것이다.

정부는 국민을 믿고 주권국가답게 당당하게 할 말을 해야한다. 한미동맹이라는 눈속임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굴욕적으로 행동한다면 국민들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을 다시한번 경고한다.

2021년 3월16일
615서울본부, 서울민중행동 등 각계 시민사회,종교,노동조합,정당,풀뿌리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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