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주민대회 조직위-오승록 구청장, 투표 결과 내년 예산 반영 전격 협의

주민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코로나 시대 노원구 1호 복지안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

1만 7457명 노원주민이 참여한 이 투표 결과가 2021년 노원구 예산에 반영될 전망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노원주민투표 1위 정책인 ‘세금 페이백’을 비롯해 2위~5위 정책을 ‘적극 추진하거나 실현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것.

지난 20일, 노원주민투표를 주관한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와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주민이 선택한 복지안을 두고 아래와 같이 협의했다. 조직위는 22일 오후2시 ‘제2회 온라인 노원주민대회’를 개최하고 협의내용을 발표했다.

▲ 22일, 제2회 노원주민대회에 참가한 오승록 노원구청장(왼쪽), 최나영 노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
▲ 22일, 제2회 노원주민대회에 참가한 오승록 노원구청장(왼쪽), 최나영 노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

조직위와 오승록 구청장의 협의 결과, 우선 오 구청장은 세금페이백 현실화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를 노원구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순세계잉여금 결산 후 조례가 재정되면 예산 범위 내에서 보편적 지원금을 돌려주는 방안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오 구청장은 “25개 자치구 공조가 필요하니, 구청장협의회를 설득하고 합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모든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 및 전기료 지원’에 대해서는 “이미 구청 예산에 반영되어 있다”면서 “아파트 지원 사업 추진 시 신청사업 선정기준에 경비실 에어컨 설치 항목을 추가하는 등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3위를 차지한 ‘모든 일하는 사람 고용보험 지원’은 구청에 고용보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구청과 조직위가 참여하는 TF를 구성, 현황조사를 할 계획이다. 오승록 구청장은 “60%가까이 가입률을 올리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장애인, 자활센터 노동자에 최저임금법 준수 임금 지급’에 대해서는 “그 취지와 정신을 이해하며,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모든 노원구민 독감 무료 예방접종’ 이행에는 119억이 추가로 필요한 바, “‘세금 페이백’ 정책과 연계해 차츰 늘리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 ‘코로나 시대 노원구 1호 복지안’을 결정하는 노원주민투표 결과.
▲ ‘코로나 시대 노원구 1호 복지안’을 결정하는 노원주민투표 결과.

예산안 편성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 ‘주민참여예산 제도’가 주민참여 비율이 1%도 못 미치는 미미한 수준인 것에 비해, 노원구 예산에 주민투표 결과를 반영한다면 그 비율은 획기적으로 늘게 될 전망이다(사업예산 약 381억, 3% 이상 추정).

협의 내용을 발표한 최나영 노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은 “오승록 구청장은 1만 7천 주민의 의사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재차 이야기했다. 조직위도 구청과 주기적으로 만나서 진행 상황 얘기를 나누고, 주민들에게 보고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22일 온라인 주민대회에 직접 출연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오 구청장은 “1만 7천명 주민들이 선택해주신 결과를 받아 안는 건 당연한 일이다. 투표결과를 주민들의 엄중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주민들의 뜻이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보시면 된다. 다만 구의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 모든 절차가 끝날 때까지 계속 힘써 달라”고 말했다.

▲ 제2회 노원주민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인해, 노원구청 회의실에 소수의 인원이 참가하는 오프라인 형식과 온라인 화상회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 제2회 노원주민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인해, 노원구청 회의실에 소수의 인원이 참가하는 오프라인 형식과 온라인 화상회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제2회 노원주민대회는 최나영 노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의 사회로 유튜브 생방송과 줌 화상회의로 동시 진행됐다. 유튜브 댓글창은 “주민들의 힘으로 만든 정치, 그 힘이 주민들에게 꼭 돌아가면 좋겠다(ID조화명)”, “노원주민투표~ 진정한 민주주의 실천이다(ID김인숙)”, “(구청장이)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신 의미도 상당하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ID 9k)” 등의 응원 메시지로 가득 찼다. 이날 유튜브 방송 조회수는 2000회에 달해 주민들의 참여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스튜디오를 찾은 주민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주민투표 자원봉사자 하계동 주민 ‘삽살’씨는 “사람들이 ‘정치’를 어렵고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잘나고 배운 사람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치를 쉽게 했으면 좋겠다. 노원구의 (쉬운 정치) 첫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월계동 주민 강미경 씨도 투표 자원봉사 경험을 돌아보며 ‘코로나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수많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을 주민투표의 가장 큰 의의로 짚었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주민이 투표를 했나를 떠나, 주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주민투표에 참여해주셨는가를 잘 새기는 게 정말 중요하다”면서 “그런 마음을 위해 노원주민대회를 앞으로도 잘 이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 노원구 월계동 주민 강미경 씨가 노원주민대회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 노원구 월계동 주민 강미경 씨가 노원주민대회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상계동 주민 하태용 씨는 “투표를 계기로 주민자치의 진짜 일원이 된 거 같아 정말 뿌듯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하 씨는 “구청에서 주민투표 결과에 귀 기울였다는 소식이 너무 반갑고 구청에 대한 신뢰도 생겼다”면서 “주변사람들에게 ‘내가 사는 노원구는 구민이 주인인 자치구’라고 자랑하고 싶다”고 기쁜 마음을 표했다.

상계백병원에 일하는 김학수 씨는 동료들과 함께 병원 현장에서 주민투표소를 운영했다. 그는 “힘겨운 주민들의 삶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금 페이백’ 도입은 (주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며, 노원구의 직접민주주의실현 결과에 주민 모두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이후 과정도 주민들과 잘 공유되어 주민과 함께 발전하는 노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주민대회 참가자들은 줌 화상채팅으로 ‘2020 노원주민직접정치 선언문’을 함께 낭독했다.

노원주민대회는 주민들이 직접 노원구 정책과 예산을 결정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대회이다.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회 주민대회에서 ‘주민 직접정치’를 선언하고, 올해는 실질적인 예산 결정에 참여하기 위한 노원주민투표를 진행했다.

제2회 온라인주민대회는 유튜브 채널 <민플TV>또는 온라인 주소 https://youtu.be/ep-t6_GBgC8에서 볼 수 있다.

아래는, 조직위-노원구청 협의문과 제2회 노원주민대회 주민직접정치 선언문이다.

<노원주민투표 결과 실행에 대한 노원주민대회 조직위-노원구청 협의 내용 >

1> 1위 안건 “모든 노원구민 세금 페이백 도입”

- 내년 상반기에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를 의회에 제출하고, 순세계잉여금 결산 후 조례가 제정되면 예산의 범위 내에서 보편적 지원금을 돌려드리는 방안으로 진행하겠다.
- 다만, 25개 자치구 공조가 필요하니, 구청장협의회를 설득하고 합의하도록 노력하겠다.
- 보편적 지급이 어려울 경우, 선별적 지급을 하되 최대한 보편적 복지에 가깝게 지급하도록 추진하겠다.

2> 2위 안건 "모든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 전기료 지원“

-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는 구청이 지원하도록 예산에 반영되어 있다.
- 현재 420개 설치예정이고, 신청 안 한 곳이 100개 넘는 상황인데, 아파트 지원 사업 추진 시, 신청사업 선정기준에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 항목을 추가하는 등 적극 추진하겠다.

3> 3위 안건 "모든 일하는 사람 빠짐없이 고용보험 지원"

- 구청에서 고용보험을 전문적 영역으로 다루는 곳이 없어 기본적으로 현황파악에 어려움이 있다.
- 구청과 조직위가 참여하는 T/F 구성 및 현황조사를 하되 60%가까이 가입률을 올리는 데 동의한다.
- 노동-노무 전문가를 추천해주면 적극 반영하겠다.

4> 4위 안건 "장애인, 자활센터 노동자에 최저임금법 준수 임금지급“

- 조직위의 제안 취지, 즉 동일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우가 필요하다는 취지와 정신을 이해한다.
- 자활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보장해드리자는 정신을 살려서 방안을 찾아보도록 한다.

5> 5위 안건 "모든 노원구민 독감 무료 예방 접종“

- 119억이 추가로 필요한데, 1번 안건과 연계해서 차츰 늘리는 방안을 찾아보도록 한다.

6> 추가하여

오승록 구청장은 1만 7천 주민의 의사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재차 이야기하였습니다. 주기적으로 만나서 진행 상황 얘기 나누고, 조직위도 주민들에게 보고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주민투표 이행과정에 대해 구청 측 실무총괄을 기획예산과장이 맡아 조직위와 협의하기로 하였습니다.

 

노원주민 직접정치 선언문

“우리 세금 어디에 쓸지 우리가 결정한다.”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주민투표를 성사한 자랑스러운 노원주민이다.

우리는 직접 세금을 어떻게 쓸지 결정하고 1호 복지안을 채택함으로서 당당한 정책결정권자가 되었다.

우리는 주권자의 요구에 따라 행정이 움직여야 한다는 확신으로 행동한 자주적인 노원주민이다.

우리는 나보다 더 어려운 모두를 위해 정치의 힘이 작동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투표한 협동의 공동체다.

우리의 단결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기적을 일으켰고, 노원식 참여예산시대를 열어냈다.

주민에게 권력을! 일하는 사람에게 평등을! 모든 약자에게 인권을!

위대한 노원주민의 직접 정치는 계속될 것이다.

2020년 11월 22일
코로나시대 노원구 1호 복지안 실현! 제2회 온라인 노원주민대회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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