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1기 중앙통일선봉대 4일차
- 미 대사관, “미군 나가… 한미워킹그룹 해체”
- 평택 미군기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한목소리
- 코로나19 위기 속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

대구, 성주, 영동, 대전을 거쳐 8.15를 하루 앞두고 서울로 상경한 민주노총 21기 중앙통일선봉대(통선대). 14일엔 청와대, 광화문 미대사관, 평택 미군기지 앞에서, 그리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른 아침 9시, ‘민주노총 노동자 시국선언’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 앞을 찾았다.

남북관계 위기 극복과 남북관계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1859개 사업장, 2만 조합원의 시국선언을 모아 청와대에 전달했다.

▲ 민주노총 통선대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석기 전 의원 석방과, 동생을 위해 천일을 넘는 기간 농성을 벌이다 최근 급성 말기 암 치료 중인 이경진 님 치유를 기원하는 농성단에 연대의 인사를 보냈다.
▲ 민주노총 통선대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석기 전 의원 석방과, 동생을 위해 천일을 넘는 기간 농성을 벌이다 최근 급성 말기 암 치료 중인 이경진 님 치유를 기원하는 농성단에 연대의 인사를 보냈다.

통선대는 청와대에서 광화문 미 대사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미국 규탄행동을 벌였다.

빨간색 우산을 들고 “미군 나가!” 글귀를 만드는 퍼포먼스에 이어 “내정간섭 한미워킹그룹 해체! 사드 세균전 부대 철거!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희영 통선대 총대장은 “미국은 남북합의 이행을 방해하기 위해 한미워킹그룹을 만들고, 마치 조선총독부 그 이상의 위상으로 주권국인 대한민국 위에 군림하고 있다. 워킹그룹으로 인해 남북연락사무소, 개성·금강산이 막혔고, 의약품, 평화 철도도 막혔다”면서 “언제까지 이 나라의 자주적 운명을 미국에 맡겨야 하는가”라고 분노했다. 또, “남북 공동의 합의로 군사훈련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또다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면서 “민족의 힘으로 이뤄야 할 자주통일을 미국이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 변희영 민주노총 21기 중앙통일선봉대 총대장.
▲ 변희영 민주노총 21기 중앙통일선봉대 총대장.

신종훈 대원은 “미국은 ‘동맹’이라는 허울 아래 이 땅에 다시 민족상잔의 비극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요한다. 무엇이 동맹이고 무엇이 우방이라는 말인가”라고 성냈다. 그는 “노동자 민중이 나서 사대주의를 박살내고 우리 운명은 우리 민족이 자주적으로 만들 것”이며, “미국이 주제를 모르고 우리민족의 단결과 통일을 훼방으로 일관한다면 청와대로 몰려갔던 천만 촛불이 미 대사관을 향해 진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견을 마친 통선대는 성조기를 찢는 퍼포먼스 후, 항의서한을 들고 미 대사관 정문으로 향했지만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청와대에도 전달한 항의서한을 왜 미 대사관엔 전달하지 못하느냐”고 소리 높여 항의했다.

이후, 통선대는 다음 투쟁을 위해 서둘러 평택으로 향했다.

“자주 없이 평화 없다”… 평택미군기지 앞 찾은 통일선봉대

평택 미군기지 캠프험프리 앞에 도착한 노동자 통선대는 ‘한미워킹그룹 해체, 남북합의 이행, 한미연합군사훈련 규탄 결의대회’에서 또 다른 통선대를 만났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자주통일선봉대와 경기공동행동 통일선봉대, 민대협 대학생 통일선봉대다.

이들은 한미연합사령부 본부가 있는 캠프험프리(k-6) 앞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의 한목소리를 냈다.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16일부터 진행될 군사훈련을 두고 “왜 7~8월만 되면 한미연합훈련을 해제끼는 이유가 있다. 9월에 대한민국 정부가 예산 수립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군사훈련을 통해 한반도에 위기를 조장하고 낡은 무기를 팔아먹으려는 속셈”이라고 꼬집곤 “코로나 위기 속 재난기본소득으로 지급한 10조 원보다 더 큰 돈을 미사일과 전투기를 사는데 쏟아붓고 있다”면서 “훈련 중단을 넘어 우리 민중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라도 낡은 무기, 전쟁 무기 사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선언해야 한다”고 외쳤다.

▲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본부장.
▲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본부장.

김성기 평택평화시민행동 상임공동대표는 통선대에게 평택 주한미군기지를 설명했다. “평택은 이곳 팽성(k-6)에 455만 평, 오산 미 공군기지(k-55) 285만 평, 대략 7백만 평이 미군기지다. 평택 주거지의 약 6%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코로나 감염 위기 속에 진행되는 군사훈련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미군이 한국 입국 전후 자가격리 등 방역지침을 내렸지만 육군에 관계된 지침으로 해군·공군 지침은 확인되지 않으며, 군인과 그 가족들에 제한된 지침이기 때문에 k-6엔 3만 6천 명, k-55엔 1만 3천 명이 일하고 있지만 미군기지 내 민간기업에 대한 통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곤, “평택시 코로나 감염자 145명 중 78%가 미군이고 주한미군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음에도 한미동맹을 이유로 전염병을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며 전쟁연습 중단을 촉구했다.

신건수 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정부가 축소 훈련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미군의 증원 병력이 한반도에 배치되고 북의 지휘부를 제거하는 작전계획 5015에 의해 실시되는 적대적 군사훈련이라는 본질이 변한 것은 아니”며, “한미군사훈련이 실시될 경우, 보류됐던 북의 군사행동이 이어지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후폭풍이 올 것”이라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 신건수 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
▲ 신건수 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

변희영 민주노총 중앙통일선봉대와 민대협 대학생 통일선봉대는 지난 통선대 활동을 보고하고, ‘찐이야’ 개사곡과 ‘하나되어 대행진’ 노래에 맞춰 활기찬 율동을 선보였다.

결의대회를 마친 300여 명의 통선대는 캠프험프리 윤게이트를 출발해 미군기지를 둘러싼 철조망을 끼고 한미연합사령부 본부가 있는 곳으로 행진했다.

그곳에서 통선대는 ‘한미워킹그룹 해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 적힌 현수막을 미군기지 철조망 밑에 걸었다.

평택을 떠난 노동자 통선대는 다시 서울로 돌아와 코로나19 위기 속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투쟁에 나섰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코로나19 위기로 비제조업 부문에서 가장 먼저 고용불안과 해고에 내몰린 아시아나케이오 하청노동자, 10년간 32차례 불법파견 판결을 받았지만 불법파견 시정은커녕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직접교섭도 불응하는 현대기아차 그룹을 상대로 싸우는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쟁취와 생존권 사수를 위한 농성투쟁 중인 대리운전노동자 등 서울노동청 앞과 근교에서 농성투쟁하는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문화제에 참가했다.

이 자리엔 ‘정규직전환 노사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싸우는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불법 다단계 하도급 중단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건설노동자, 시설관리 감시단속직이라는 이유로 연장수당과 주휴수당에서 차별받는 사회서비스일반노조 서울스퀘어 노동자들도 함께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변희영 총대장은 “투쟁하는 노동자 동지들 앞에 서면 심장이 쿵쾅거린다”고 인사한 후 “우리 주권이 짓밟히고 있는 현장을 다니면서 미국의 우리 민중을 대하는 작태가 자본이 노동자를 대하는 작태와 참 많이도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노동자 통선대가 연대와 투쟁의 불꽃이 곳곳에 타 번지는 초석이 되겠다”고 말했다.

통선대는 끝으로,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조국통일 촉진대회’를 찾아 노동자·농민·빈민 그리고 소성리 주민 등과 함께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통일 이룩하자!”는 결의를 다졌다.

대회 참가자들은 서울에 입성한 노동자·대학생 통선대를 힘차게 환영했다.

변희영 총대장은 참가자들에게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미국제국주의 물리치고 자주통일 이룰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자”고 외쳤다.

노동자 통선대는 다음 날(15일) 오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양대노총 통일선봉대 결의대회’에 이어, 오후 8.15노동자대회를 끝으로 4박5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 사진 : 민주노총 21기 중앙통일선봉대, 선현희 기자,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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