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한표 전 한겨레 논설주간 ‘청와대-조선 갈등설’ 분석 눈길

▲ 한겨레 홈페이지 캡쳐

“그래서 이번 싸움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언론과 권력이 서로 상대방 공격을 끝까지 밀고 나가기에는 각자 너무 많은 때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과 언론계의 최대 관심사인 우병우 민정수석 진퇴 논란을 둘러싼 청와대와 특정 보수언론의 힘겨루기를 두고 흥미로운 분석이 나와 이목을 끈다. 26일자 한겨레신문 ‘미디어 전망대’ 꼭지에 <조선일보와 청와대의 싸움, 왜?>란 제목으로 실린 성한표 전 한겨레 논설주간의 미디어비평 칼럼이다.

성 전 주간은 칼럼에서 “보수 언론 <조선일보>와 보수 정권인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가 ‘혈투’ 단계에 들어가 있다”고 소개하곤 “누가 봐도 같은 배를 탔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이들 보수의 두 대표선수를 정면충돌로 이끌어간 배경은 무엇일까?” 물으며 해답의 실마리를 풀어갔다.

성 전 주간은 특히 박 대통령의 우 수석에 대한 깊은 신뢰를 주목하면서 “비리종합세트처럼 언론에 비치고 있는 그를 대통령은 흡사 핍박받는 ‘의인’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과 관련한 소문 하나를 소개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한 ‘유력 언론인’이 사실은 조선일보 고위 간부이며, 그래서 조선일보가, 검찰 수사를 통해 자사 간부의 멱살을 쥔 우 수석의 멱살을 되잡고 있다는 소문이다.”

하지만 이런 소문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것만으로 유력 보수언론과 정권의 대립을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특히 그동안 누구나 다 알 정도로 공생관계를 유지해 온 양자 사이에 균열이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치 않다.

이와 관련해 성 전 주간은 “우선 청와대가 한 배에 탄 유력 보수 언론인에 대해 수사하도록 지휘한 배경이 문제”라며 “그래서 나오는 해석이 보수 세력 균열 가능성”이라고 제기했다.

“보수 세력 내부에 현재 권력에 대한 불신과 거부의 기운이 확산되고 있고, 이미 차기 권력 창출의 주도권이 박 대통령 손에서 떠났다고 판단한 조선일보가 사사건건 대통령에 대해 시비를 걸자 우 수석이 나서서 상대의 멱살을 잡긴 했지만, 이 와중에 자기 멱살도 잡히고 말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힘 겨루기는 결국 흐지부지될 것이란 게 성 전 주간의 전망이다. 왜냐면 서두에서 그가 지적한대로 “언론과 권력이 서로 상대방 공격을 끝까지 밀고 나가기에는 각자 너무 많은 때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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