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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좌절은 없다청일전쟁, 을미사변, 아관파천, 거문도 사건, 러일전쟁 등 강대국의 발톱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던 그 시절 고종을 위시한 조정의 위정자들에게 미국은 ‘아름다운 나라’였다. 미국은 ‘영토적 야심’도 없었고, 다른 나라의 정사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약소국을 돕고 동양의 평화를 희구하였다. 구한말, 조선의 좌절은 잘못된 대미인식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을 집어삼키기 위해 서양 세력이 침투하던,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대였다. 서양 세력뿐이었던가.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열망하던 일본 역시 조선을 향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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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12.3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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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한 동맹은 없다2018년 11월1일, 남과 북의 고속정에 장착되어 있는 포신에 하얀색 덮개가 씌워졌다. 해안포의 뚜껑이 닫혔다. 상대방을 향해 포사격을 하지 않겠다는 ‘정책적 신호’였다.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가 본격적으로 실천에 옮겨진 날이다. 이 합의만 준수되면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충돌은 더 이상 없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회의적으로 본다. 미국에서, 국내에서 북한(조선)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들이 난무하다. 속도조절론이 힘을 얻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조절되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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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12.2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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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비밀 협상’의 실패와 그 교훈1966년 12월6일, 미국과 베트남의 외교관들이 비밀리에 폴란드에 들어온다. 베트남 전쟁의 확대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국과 베트남 사이의 비밀 협상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들의 길은 엇갈렸다. 미국측은 폴란드 외교부 청사에서 베트남 대표단을 기다렸다. 베트남측은 폴란드 주재 베트남 대사관에서 미국 대표단을 기다렸다. 그들은 결국 만나지 못했다. 비밀 협상은 시작도 전에 좌초된 것이다. 그들의 길은 왜 엇갈렸을까? 왜 그들은 다른 장소에서 상대방 대표단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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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12.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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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속도 조절론인가: 체념적, 소극적 사고에서 벗어날 때미국이 요구하는 속도 조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남북관계가 발전할 때마다 미국은 속도조절론을 내세우며 남북관계 발전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남북 사이의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현장조사가 유엔안보리의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안보리의 승인은 결국 미국의 승인이다. 미국의 승인이 없으면 대북 정책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현장조사에 대한 면제라는 데 주목하여 그 의미를 절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강도 높은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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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12.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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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가짜뉴스, 퍼나르기에 바쁜 한국 언론CSIS와 뉴욕타임스가 합작해서 만들어낸 이른바 ‘삭간몰 기지’ 관련한 가짜뉴스는, 필자가 보기엔 생각보다 빨리 정리되고 있다. 그 기지가 사실은 비밀스러운 기지가 아니었다는 것, 미신고 군사시설이라지만 미사일 기지를 신고 받을 국제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북미 협상 과정에서 북이 미사일 기지 관련한 합의는 한 바 없다는 것 등이 속속 밝혀졌기 때문이다.‘삭간몰 기지’ 가짜뉴스는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6월의 ‘핵시설 관련’ 가짜뉴스와 판박이로 닮았다. 6월 말과 7월 초 미국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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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11.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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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사연습이 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신화훈련(training)과 연습(exercise)은 다르다.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본선을 대비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연습’ 경기를 갖는다. 연습 경기는 본선과 똑같이 진행된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시즌을 마감하면 따뜻한 남쪽 지역으로 전지 ‘훈련’을 떠난다. 전지 훈련에서 선수들은 체력 훈련, 공격 훈련, 수비 훈련 등을 하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선수단이건, 군대이건 역량 강화를 위해 훈련을 실시한다. 이에 비해 연습은 그동안 훈련을 통해 준비된 실전 역량을 점검하는 것이다. 즉 훈련은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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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11.1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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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배치 수순으로 가는 사드지난 10월19일 사드 배치를 공식화하는 행사가 경북 왜관에 위치한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캐럴(CAMP CARROLL)에서 진행되었다. 사드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부대인 델타 배터리(Delta Battery) 제2방어 포병연대가 새롭게 단장한 사령부 건물의 커팅식을 가진 것이다.문제는 이 포병연대 사령관이 “오늘의 이 행사는 한반도에서 사드 부대를 공식화하는 마지막 단계”라고 발언한 점이다. 해외 주둔 미군 장성을 대상으로 하는 미 국방부 매체인 의 보도 기사 제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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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11.0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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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실종트럼프의 ‘승인’ 발언으로 시끄러웠던 얼마 전, 어느 강연장에서 그 발언을 비판한 적이 있다. 자신을 보수라고 자처하는 한 분이 강연이 끝나고 필자에게 물었다. “트럼프의 발언을 굳이 그렇게 날카롭게 볼 필요가 있겠는가. 한국과 미국이 서로 공조해서 북핵 외교를 펼치자는 선의가 아니었겠냐?”는 취지였다. 굳이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 있느냐, 좋게 해석하자는 것이다.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도 씁쓸했다. 상식이 사라진 시대의 단상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미국과 관련하여 애써 상식을 거부하려는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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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10.2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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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승인’ 발언과 한미관계 얼마 전 트럼프의 승인(approval) 발언이 논란이 되었다. 우리 정부가 5.24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가 “우리의 승인 없이 그들은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라고 했다. 해석이 분분했다. 누군가는 트럼프의 발언이 내정간섭이라고 격분했다. ‘승인’은 결국 ‘결제’를 의미하는 것인데 한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또 누군가는 트럼프가 말한 승인의 대상은 ‘5.24조치’가 아니라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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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10.2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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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발언’ 유감문재인 대통령에게 미안하지만, 지난 5월 미국 방문 당시 행보에 대해 한마디 하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문 대통령 일행은 5월22일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36주년과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개설 130주년을 기념하여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우리가 자주적으로 체결한 최초의 근대조약”이고 “기울어가는 국운을 외교를 통해 지켜보려던 노력”이라고 평가했다.물론 외교를 해야 하는 문재인 대통령으로서 “조미수호통상조약은 청나라 외교관 이홍장이 주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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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10.0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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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은 없었다조선 최고 양반댁 가문의 ‘애기씨’는 미천한 신분의 사냥꾼 앞에 무릎을 꿇는다. 신문에 글을 써 알리든지, 야학으로 가르침을 준다든지 하는 다른 방법을 ‘애기씨’는 단호히 거부한다. 글은 힘이 없다는 것이 거부의 이유다. ‘애기씨’는 의병이 되고, 저격수가 된다.길을 가던 오누이가 일본군과 어깨를 부딪쳤다. 흥분한 일본군은 누이의 생명을 위협하고, 검은 눈의 미국인과 파란 눈의 미국인은 오누이의 생명을 구한다. 앙심을 품은 일본군은 완전무장을 하고 미국 공사관을 찾고, 미군과 일본군은 총부리를 겨눈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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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09.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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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9월8일9월8일이 있다. 이날, 미군을 환영하기 위해 인천항에 운집한 인천시민들은, ‘질서’와 ‘치안’이라는 미명 아래, 총맞아 죽임을 당하면서까지 강제해산되어야 했다. 그들에게 총격을 가한 이들은, 이미 20여일 전에 항복을 선언했던 일본군이었다. 그렇게 미군이 주둔했고, 그 다음날 즉 9월9일 미군정이 시작되었다. 1945년에 있었던 한반도의 9월8일이다.또 하나의 9월8일이 있다. 이날 미국의 항구도시 샌프란시스코에 51개국이 모였다. 일부 국가들은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하지 않았고, 일부 국가들은 초청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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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 정치학박사
2018.09.10 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