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이제 좀 그만해라‘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는다.’세월호참사 5주기를 눈앞에 두고 새누리당소속 국회의원이었으며 지금은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차명진이란 자가 SNS에 올린 글이다. 그는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는 악담까지 서슴치 않았다.세월호참사 관련활동을 하다보면 ‘이젠 좀 그만해라’며 훼방을 놓으려는 사람들을 가끔 만난다. 우리도 정말 그만하고 싶다. ‘그만하고 싶은 심정’으로 말하자면 유가족들이 백배 천배 더할 것이다.자식의 죽음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9.04.16 13:24
-
1. 불쇼를 벌이는 구원투수 볼턴북미 2차 정상회담이 예상과 사뭇 다른 결과로 끝나자 갖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상회담은 세부가 잘 알려지지 않으므로 결과에 이른 과정을 상세히 파악하기 쉽지 않다.그런데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회담이 끝난 직후에 연 기자회견에서 합의를 만들지 못한 책임을 북측에 떠넘기려는 발언을 함으로써 사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트럼프는 북측이 ‘제재의 완전해제를 요구했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북은 그날밤 늦게 리용호 외무상이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우리가 요구한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9.03.12 18:42
-
1. 미국은 더 큰 패배를 선택하였다세계의 관심과 기대속에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끝났다. 커다란 역사적 합의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였던 많은 사람들이 머쓱해졌지만 이는 탓할 일이 아니고 허물이 될 수도 없다. 북미관계가 전환되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것은 그만큼 절실한 바램이기 때문이다. 또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인 흐름이기도 하므로 이번 회담에서 합의가 불발되었지만 낙관적인 전망 자체를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자유한국당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전해지자 ‘정부가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9.03.01 19:59
-
1. 쿠데타를 서둘러야 했던 절박한 이유‘민간인학살의 진상이 드러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이것은 1961년 박정희를 우두머리로 하는 군부가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던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였다. 그 전해인 1960년에 4.19혁명이 일어나 이승만자유당 정권이 붕괴하자 한국사회에서는 많은 요구들이 봇물터지듯이 솟구쳤다. 그중에서 가장 강렬했던 운동중의 하나는 한국전쟁을 전후하여 자행되었던 민간인 학살의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를 처벌하라는 것이었다. 그때는 전쟁이 일어난 지 10여년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생생한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았다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9.02.19 07:59
-
1. 연이은 낙선1987년 6월항쟁으로 직선제가 되살아난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원내 제1당의 대통령후보로 나섰지만 연이어 낙선한 사람이 있다. 1997년과 2002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회창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한국 현대정치의 불운아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를 재수, 3수 하거나 그 이상 출마한 경우도 드물지 않지만 거대 제1당의 후보로 연속해서 대권에 도전하는 기회를 잡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는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기도 하다가 선거에서는 보기좋게 낙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9.01.18 09:35
-
1. 북에는 없는 것 ‘자유와 인권’, 70년대식 반공교육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이런 말이 먼저 튀어나올 것이다. ‘탈북자’, 좀 엉뚱하긴 하지만 기발한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남에는 있는데 북에는 없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친일파’, 다양한 대답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정답에 속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북에서는 친일파, 부와 권력을 쥔 친일파(또는 그 후예들)를 찾아 볼 수 없다. 해방 후 일제의 식민지배에 부역했던 자들이 권력을 쥔 남쪽과 달리 북에서는 민족반역자들을 철저히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12.06 12:41
-
1. 외국문물을 접한 개방적인 지도자‘개혁 개방이란 말은 쓰면 안되겠더군요.’ 2007년 평양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고 온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하였다. 북이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가장 소중하게 삼고 있는 현실을 직접 보고 가지게 된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그러나 우리 사회의 일부에서는 북이 자주노선과 사회주의, 자력갱생에 기초한 자립경제의 길을 버릴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이 여전하다. 수십년동안 자기 운명을 미국에 매어놓고 살다보면 미국이 세계의 주인노릇을 하는 체제에 순응하는 것이 ‘글로벌’한 것이며, 국제사회에서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11.05 10:11
-
1. 병상의 긴급회동2000년 4월 1일 일본국 총리대신 오부치 게이조(小渕恵三)가 갑자기 쓰러져서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다. 1998년에 일본국 85대 총리가 되었던 그는 뇌경색으로 생사를 기약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었다.일본 내각 장관들과 집권 자민당 유력인사들이 급히 오부치의 병실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한참동안 논의를 거친 그들이 세상에 내놓은 말은 차기 총리를 누구로 정할 지를 정했다는 것이었다.물론 오부치 게이조의 상태가 회복불가능하다는 의학적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총리가 의식불명상태인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10.11 14:10
-
9월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농구경기장 ISTORA에서 2018자카르타팔레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이 열렸다.남북 단일팀과 중국 대표팀이 맞붙은 이 경기는 2m가 넘는 장신이 즐비한 중국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었다.경기장의 분위기도 단일팀 선수들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인구 2억5000만이 훨씬 넘는 인도네시아에서 막강한 사회적 힘을 가지고 있는 화교들과 중국에서 원정 온 응원단 등 수천명이 중국팀을 응원하려고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비해 단일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남측에서 온 ONE KOREA 응원단 20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9.03 09:53
-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면 북과 미국, 남과 북을 전쟁상태, 적대관계에 두고 있는 정전체제를 먼저 해체해야 한다. 6.15남북공동선언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대화와 협력, 화해와 교류, 통일과 평화의 시대가 열리자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해서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200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10.4선언에서는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10.4선언 4항에서는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8.08 09:30
-
1951년 들어 38선에서 전황이 교착상태에 접어들자 미국 합동참모본부은 그해 5월 31일 새 명령서를 연합군사령관 리지웨이에게 하달하였다. 38선 이북지역에 대한 군사적 점령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담은 이 명령서에서는 미 합참은 리지웨이에게 정전을 추진할 것을 지시하였다.이에 따라 미군측은 한달후인 1951년 6월 30일 정전협상을 공식 제의하였다. 여기에 북과 중국이 동의하여 정전협상은 1951년 7월 10일에 처음 열렸다. 하지만 정전협상은 그 후 거의 2년여 동안 계속되었다.정전회담에서 다루어야 하는 내용이 첨예하고 복잡했기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8.07 11:26
-
1. 군화물기 C-130H7월 5일 열린 남북 농구대회에 참가하는 남측 선수들과 정부 인사들은 군수송기를 타고 평양으로 갔다.풍계리 핵시험장 해체 취재를 위해 북측으로 들어간 기자단이 군수송기를 사용한 예가 있지만 남북교류행사 참가자들이 여객기가 아닌 군수송기를 타고 간 적은 없었다. 게다가 이 비행기에 통일부장관을 비롯한 정부관리까지 타고 갔다.농구선수들과 통일부장관이 이런 구차한 여행을 하게 된데에는 촉박한 일정에서 전세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등 여러 사정이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미국의 대북 제재때문이었다. 미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7.06 09:31
-
1. 한밤중의 대책회의5월23일 밤8시가 넘은 시각, 백악관에서는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미합중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부통령 마이크 펜스, 미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오, 백악관 비서실장 존 켈리, 그리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 등이었다고 한다.그 전날 부통령 마이크 펜스가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리비아처럼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한데 대한 DPR Korea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담화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직후였다.이 담화에서 최선희 부상은 펜스를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지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5.26 11:10
-
1. 각광받는 단식프로야구 경기 용어 중에 ‘무관심 도루’라는 게 있다. 승부를 뒤집기 힘들만큼 점수차가 벌어진 경기의 종반에 뒤지고 있는 팀의 주자가 도루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경우 이기고 있는 팀에서는 이 주자가 2루로 가거나 3루를 훔치는 것을 막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음 루에 가는 것에 성공하더라도 도루로 기록되지도 않는다.‘부고에 나는 것을 빼고는 신문에 나는 것은 다 좋다.’ 보수정치인들이 홍보에서 신조로 삼는 말이다. 정치인들의 활동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가 힘들고 인기를 끌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현실을 가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5.11 16:24
-
1. 망나니보다 더 망나니 같은 일침략이나 제도 변화 등 외부에서 몰려오는 위기에 처한 집단은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위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대표자를 뽑는 것은 그중에서 중요한 일이다.그러나 능력 있는 지도자는 원한다고 마련되지 않는다. 알맞춤한 인물을 찾기도 어렵고, 그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부적격한 인물이 이런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더 많다.그중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능력도 자질도 없는 막가파 인물이 위기에 처한 집단의 수장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4.30 14:10
-
1. 밝혀진 것은 아직 없다4년전 세월호참사에 대한 추모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지방선거때 엽기적인 선거홍보물을 들고 나온 후보가 있었다.어느 지역의 새누리당(지금의 자유한국당)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온 그는 박근혜가 세월호참사에 대해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억지 눈물’을 짜내던 사진을 넣은 현수막을 온 시내에 내걸었고 그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붙인 피켓을 선거운동원들이 들고 다니게 했다.그 선거에서 그는 가까스로 당선되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박근혜눈물 마케팅’이라고 불렸던 막판 홍보전의 덕을 보았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그런데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4.16 09:33
-
1. 우물에서 숭늉찾기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을 받게 될거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정상회담이 아직 열리지도 않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상받을 ‘꿈’부터 꾸는 것이다. 그야말로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다.물론 노벨평화상의 이력을 보면 이런 예측을 하는 것이 그다지 무리한 일은 아니다. 헨리 키신저(1973)도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미하일 고르바초프(1990)에게도 준 상이고, 14대 달라이 라마(1989)도 받은 상이니 도널드 트럼프에게 주지 못할 이유는 없다.게다가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3.21 09:33
-
1. 선거, 보수정치 버팀목에서 새 사회 여는 도구로대한민국 17대 대통령 이명박이 몇 년전에 회고록을 출간한 적이 있다. 이란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업적에 대한 자랑으로 일관하였다.정치인의 회고록이란게 자화자찬 또는 변명으로 가득차기 마련이지만 특히 이명박의 ‘회고록’은 알맹이 없는 회고록의 전형이라 할만하다. 그는 재임중에 다른 나라와의 정상외교에서 대단한 성과를 올렸다고 주장하였다. 이명박은 자신이 그 나라의 정상 또는 실력자와 ‘격의없는 친구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었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3.20 10:28
-
1. 깨져버린 80년 봄의 흥취‘웃기는 것들, 누가 자기들한데 정권을 준대나?’당시 한국군을 장악하고 있던 군부 실세들이 모여앉아 술잔을 찧으며 하였다는 말이다.18년 독재를 누려오던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탄에 절명한 그 이듬해 1980년이 되자 한국 사회에는 민간정부가 들어서리라는 희망이 넘실거렸다. 김영삼과 김대중 전대통령 등이 차기 대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기도 했던 이른바 ‘서울의 봄’이라고 일컬어진 때였다. 아직 세상물정을 다 알 수 없었던 필자도 나름대로 이 봄의 흥취에 젖어있었다.하지만 은밀하게 전해진 이 소식은 봄날의 기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3.05 10:45
-
1. 케네디가 고용한 특별한 보좌관들백악관에 들어가지 전에도 이런 저런 성 추문들이 따라 다녔던 미합중국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재임기간 1993.1~2001.1)은 1995년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추문이 폭로되어 혼이 난 적이 있었다.특별검사까지 임명되어 파헤치게 된 이 사건은 지퍼 게이트(Zippergate)라는 웃기는 이름까지 붙기도 했다. 특별검사스타가 발표한 보고서(THE STAR REPORT)에는 19금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클린턴이 백악관 집무실 등에서 벌인 낯뜨겁고 역겨운 장면으로 가득하였다. 하지만
지난 연재모음
안호국 시사평론가
2018.02.28 10:03